송고시간2020-02-21 14:30
글자크기조정
공유 댓글 인쇄형민우 기자여수시장애인종합복지관서 행정 도우미로 일하며 5년째 선행(여수=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전남 여수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장애인 행정도우미로 일하는 송한식(67)씨는 5년째 첫 달 월급이 없다.
5년째 기부 실천, 송한식씨[여수시장애인종합복지관 제공.재판매 및 DB금지]
2016년부터 행정도우미로 일하기 시작한 송씨가 그 해부터 매해 첫 달 월급 100만원을 복지관에 기부를 해왔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1980년 대기업에 입사해 프로젝트팀에서 일하다 여수에 내려왔다.
여수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송씨는 불의의 교통사고로 5년여 만에 회사를 그만둬야 했다.
교통사고로 다리를 못 쓰게 된 송씨는 1994년부터 여수시장애인종합복지관을 이용해 왔다.
2015년에는 국민행복 IT경진대회 장애인부분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은 경력으로 2016년부터 행정도우미로 장애인복지관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송 씨는 장애인 일자리 관리와 직업 소개 업무를 주로 맡고 있지만, 컴퓨터 교육과 발달 장애인들이 일하는 카페 관리와 행정 업무까지 도맡고 있다.
송 씨는 21일 "교통사고를 당한 뒤 한동안은 낙심해 방에서 나오지 못했다"며 "장애인복지관에 나와 보니 저보다 못한 사람들이 더 많았고, 어려운 분들을 돕다 보니 보람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복지관에서 만난 한 장애인이 신장 투석을 받아야 하는데 혼자 계시다 보니 잘 먹지 못한 것 같아 기부하기로 했다"며 "큰돈은 아니지만, 작은 정성으로도 도울 수 있어서 기뻤다"고 말했다.
송 씨는 복지관에서 일하는 직원 가운데 가장 고령이어서 동료들은 아버지처럼 그를 따른다.
복지관 측은 송 씨가 낸 기부금으로 저소득 장애인 가정에 장학금과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을 위한 교육비를 지원했다.
올해는 퇴행성 불치병으로 힘든 투병 생활을 하는 모녀에게 약값을 지원하도록 지정 기부했다.
송 씨는 "장애인에게 필요한 것은 관심이다.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나 똑같은 권리를 가진다"며 "동정의 대상이 아니라 떳떳하게 직업을 갖고 사회의 일원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행정 도우미는 2년 단위로 갱신해야 해 일할 수 있는 기간이 정해져 있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오랫동안 일하고 싶다"고 밝혔다.
minu21@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20/02/21 14:3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