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시각장애인 열차표 예매 개선 여전히 ‘외면’ | ||
코레일 언론 인터뷰 뒤 대책 마련에 대한 공식 입장 없어… SRT에도 진정성 있는 개선책 이행 촉구 |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이하 한시련)는 시각장애인 열차표 예매 불편 개선을 위한 한시련의 성명 발표에도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는 코레일에 공식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시련은 설 명절을 앞둔 지난달 9일 코레일과 SRT(Super Rapid Train)의 명절 열차표 예매 체계와 방식을 점검하고, 시각장애인이 차별 없이 예매할 수 있도록 개선책 마련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한시련에 따르면 코레일과 SRT는 설 명절 열차표 인터넷 예매를 위해 별도의 예매 전용 홈페이지를 운영했지만, 기존 홈페이지와 다르게 설 명절 예매 홈페이지는 인터넷 접근성을 제대로 보장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각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열차표 예매에 충분한 시간을 줘야 하지만 설 명절 예매 홈페이지는 3분이라는 짧은 시간만 제공했고, 접속 횟수도 6회로 제한해 시각장애인들이 이 홈페이지에 접속해 열차표를 예매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특히 설 명절 전용 예매 기간에는 홈페이지와 현장 예매 이외에 스마트폰이나 고객센터 전화로 열차표를 예매할 수 없어 시각장애인의 불편이 더욱 컸다.
이에 한시련은 코레일과 SRT에 ▲홈페이지 접속 시 반응시간과 접속 횟수에 제한 없도록 개선 ▲시각장애인을 비롯한 정보접근성 취약계층이 전화로 예매할 수 있도록 열차표 일부 할당 ▲스마트폰으로 차별 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모바일 접근성 지침 준수 등을 요구했다.
SRT는 이에 대해 현행 예매 체계를 개선해 시각장애인이 원활하게 열차표 예매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SRT는 인터넷·모바일 접근성 서면심사와 WA·MA인증마크 획득(명절 전용 예약 홈페이지 포함)을 통해 다음달~4월까지 시스템을 보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 SRT 4호차를 사회적 교통약자 배려석으로 운영하고 있어 열차표 일부 할당은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코레일은 한시련의 성명에 대해 “한시련의 제안을 조속히 검토한 뒤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마련해 오는 추석 명절부터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시각장애인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 명절 열차표 예매 접속 시간을 연장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열차표 일부 할당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을 듣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시련은 코레일이 언론 인터뷰와 달리 대책 마련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을 수행하도록 코레일에 강력하게 요청함과 동시에 “코레일의 이 같은 태도는 시각장애인의 이동권과 정보 접근권에 대한 대책을 포기한 것.”이라며 “언론에 밝힌 내용이 현재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면피성 발언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한시련은 시각장애인 열차표 예매 인터넷 접근성 외면은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21조(정보통신, 의사소통 등에서의 정당한 편의 제공 의무)에 근거해 명백한 차별이라고 설명했다.
한시련은 “코레일이 명절 때마다 반복된 시각장애인 열차표 예매 문제를 개선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시각장애인의 민원을 계속 외면한다면, 시각장애인의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며 공식적인 대책 마련을 거듭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