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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만에 편견 깨고 교사 꿈 이룬 1급 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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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02-06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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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만에 편견 깨고 교사 꿈 이룬 1급장애인

김호 기자
                   
광주광역시에 사는 장혜정(36·여)씨는 뇌병변 1급 장애인이다. 14년 전 교사의 꿈을 처음 꾸기 시작했던 그는 3일 광주시교육청이 발표한 공립 중등교사 임용시험 최종 합격자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차별과 편견을 극복하고 자신처럼 몸이 불편한 아이들을 가르치는 특수교사가 됐다.

장애인 차별한 면접에 맞서 소송
광주광역시 장혜정씨 최종 합격

선천적 장애로 대화와 두 팔을 쓰는 데 다른 사람보다 다소 시간이 걸리는 장씨는 2004년 조선대 특수교육과를 졸업했다. 대학 공부는 쉽지 않았다. 강의 시간에 필기를 제대로 할 수 없어 매번 동기들의 노트를 빌려야 했다. 2003년 첫 시험에 도전해 필기 전형인 1차 시험에 합격했지만 아쉽게도 2차 시험(수업실연과 면접)에서 떨어졌다. 하지만 장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도서관에서 하루 종일 책과 씨름했다.

2013년 12월 다시 시험에 응시했다. 11번째 도전이었다. 당시 1차 시험에 합격한 장씨는 2차 시험까지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결과는 빗나갔다. 평가위원들은 수업실연을 마치고 면접에 응시한 장씨에게 비장애인과 똑같은 10분의 시간만 허락했다. 보조기구 사용 등 편의 제공도 하지 않았다. 장애인차별금지법상 보장된 권리는 무시됐다. 평가위원들은 “학생과의 언어적 소통이 매우 어렵다”거나 “교직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부적격”이라며 장씨에게 0점을 줬다.

장씨는 시험 진행방식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지난해 7월 장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교육청은 불합격 처분을 취소하고 손해배상금 3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에서도 장씨가 승소했다. 장씨는 교육청의 상고 포기로 지난달 18일 2013년 응시했던 1차 시험을 인정받아 2차 시험(면접) 기회를 다시 얻었고 마침내 최종 합격했다. 장애보다 장씨를 더 힘들게 했던 교육청의 편견과 차별을 뛰어 넘고 거둔 값진 결실이었다.

장씨는 “장애가 있는 아이들에게 희망을 불어넣는 교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언어적 의사전달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겠지만 그림·사진·글 등을 활용한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하면 아이들과 소통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광역시=김호 기자, 사진=프리랜서 장정필 kimho@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14년 만에 편견 깨고 교사 꿈 이룬 1급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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