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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인 2년 간 가둔 '동의입원' 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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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권익옹호팀장
  • 20-10-1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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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인 2년 간 가둔 '동의입원' 폐해

강제입원, 인권위 진정…"심각한 인권 침해"

동의입원 폐지, 전국 정신병원 조사 등 요구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0-10-13 13:57:03
13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가 강제입원을 자의입원으로 둔갑시키는 동의입원제도의 폐지와 입원절차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에이블뉴스에이블포토로 보기 13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가 강제입원을 자의입원으로 둔갑시키는 동의입원제도의 폐지와 입원절차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에이블뉴스
경남 통영의 한 지적장애인이 당사자 동의 없는 '동의입원'으로 2년간 정신병원에 강제입원 당하는 억울한 일이 발생했다.

A씨(74년생)는 정신질환 증세나 치료전력이 없는 지적장애인으로 지난 2018년 8월 친부와 둘째 동생에 의해 통영시 소재의 정신병원에 입원 됐지만, 당사자는 입원에 동의하지 않았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이하 연구소)는 13일 서울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제입원을 자의입원으로 둔갑시키는 동의입원제도의 폐지와 입원절차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며 진정서를 제출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동의입원제도는 2016년 헌법재판소의 ‘정신보건법’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신설된 것으로서 본인의 동의와 보호의무자의 동의로 입원이 성립하는 제도이다. 이는 표면상으로는 본인의 동의를 요건으로 하고 있어 보건복지부는 자의입원에 해당하는 것으로 구분하고 있다.

하지만 정신적으로 장애가 있는 입원환자들이 실제로 입원에 동의했는지, 보호자에 의해 강요됐거나 입원의 의미를 이해했는지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13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장애우권익연구소가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노태호 소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에이블뉴스에이블포토로 보기 13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장애우권익연구소가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노태호 소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연구소는 기자회견을 통해 A씨의 첫째 동생이 A씨에 대한 입원이 부당함을 호소하며 상담을 의뢰했고 통영시 소재 모 정신병원에서 당사자와 이야기를 나눈 결과 “입원에 동의한 적이 없다. 내가 여기에 왜 있는 것이냐, 여기서 나가고 싶다”며 눈물로 호소했다고 전했다.

병원에 A씨의 퇴원을 요구했지만, 병원 측은 “A씨의 입원은 동의입원이므로 보호자 동의 없이 퇴원이 불가능하다”며 퇴원을 거부했고 연구소가 다녀간 다음 날 병원은 A씨의 입원 형태를 강제입원에 해당하는 보호의무자 입원으로 전환시켰다고 밝혔다.

이에 인권위에 제출한 진정서에는 해당 병원 정신병원장, 주치의, 원무과장에게 즉각 피해자를 퇴원 조치할 것, 통영시장과 경상남도 도지사에게 해당 정신병원에 시정명령을 내릴 것,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동의입원으로 입원한 지적장애인에 대한 전수조사 및 입원절차의 제도 개선과 동의 입원 제도의 폐지를 주문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에 상담을 의뢰한 피해자의 첫째 동생. ⓒ에이블뉴스에이블포토로 보기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에 상담을 의뢰한 피해자의 첫째 동생. ⓒ에이블뉴스
피해자의 첫째 동생 김 모씨는 기자회견에서 “저희 오빠는 2018년 8월 둘째 동생과 아버지가 시설에서 퇴소시키고 정신병원에 입원시켰다”면서 “오빠는 정신질환자가 아니고 다만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전화할 때마다 고통을 호소한다. 병원에 있으면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언제나 내가 왜 여기 갇혀 있느냐 나가고 싶다고 말한다”며, “오빠도 사람입니다. 사람다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오빠의 여생을 병원이 아닌 저와 함께 보내게 도와주세요”라며 호소했다.


13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장애우권익연구소가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공인인권법재단 공감 염형국 변호사(왼쪽)와 정신장애인인권연대 권오용 사무총장(오른쪽). ⓒ에이블뉴스에이블포토로 보기 13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장애우권익연구소가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공인인권법재단 공감 염형국 변호사(왼쪽)와 정신장애인인권연대 권오용 사무총장(오른쪽). ⓒ에이블뉴스
공인인권법재단 공감 염형국 변호사는 “자의입원이든 타의입원이든 동의입원이든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며, “지적장애인에게 동의를 구하기 위해서는 당사자에게 그 상황을 정확히 인지시키고 정신병원에 입원을 할 것인지 의사를 명확히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의사능력이 부족하다면 수견인이나 절차보조인의 도움을 받아야하지만 이번 사례에서 이런 절차는 모두 무시된 것이다”면서 “이 부분은 명백히 지적장애인에 대한 차별이고 인권침해다. 전국의 정신병원에 전수조사를 실시해 동의입원에 대해 반드시 확인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정신장애인인권연대 권오용 사무총장은 “동의입원제도를 급하게 통과시키며 당시 문제에 대한 검토가 부족했다. 말만 동의입원, 자의입원이지 강제입원과 다르지 않은 절차이다. 지적장애는 치료할 수 있는 질환 같은 것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또 “왜 정신병원에 정신질환자가 아닌 많은 자폐, 지적장애인을 입원시키고 있는 것이냐”면서 “지적장애인을 관리하기 위한 제도가 아닌 지적장애인이 지역 사회에서 살아 갈 수 있도록 돕는 복지 정책을 개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연구소는 “동의 입원은 지적장애인 입원환자들이 입원에 동의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고 보호자가 마음먹기만 하면 손쉽게 보호의무자 입원으로 전환할 수 있어 사실상 요건이 더 엄격한 보호의무자 입원을 우회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A씨의 사례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하며 A씨의 퇴원과 관할 자치단체의 정신병원에 대한 시정명령, 그리고 동의입원 사례에 대한 전수조사와 입원절차에 대한 제도개선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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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민 기자 (bmin@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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