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성폭력 보호시설 태부족
…다시 가해자 곁으로
입력 2018.06.22 (21:33) 수정 2018.06.22 (21:40)
[앵커]
성폭력 범죄에 노출된 발달 장애인들의 실태를 어제(21일) 전해드렸는데요.
피해 신고를 한다고 해도 이들이 믿고 의지할 만한 보호시설이 턱없이 부족해서 오히려 2차 3차 피해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엄진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성폭력 범죄에 노출된 발달 장애인들의 실태를 어제(21일) 전해드렸는데요.
피해 신고를 한다고 해도 이들이 믿고 의지할 만한 보호시설이 턱없이 부족해서 오히려 2차 3차 피해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엄진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평화로워 보이는 한 시골 마을.
하지만, 한 발달장애 여성에겐 지옥같은 곳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시작돼 20년간 지속된 한 이웃의 성폭행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이○○/성폭력 피해 장애인/음성변조 : "이거 소문내면 너도 못 살고 나도 못 살고 여기를 다 떠나야 한다... 협박해서... 그 동네는 안 살고 싶지만, (마을을) 지나가게 되면 숨이 막혀요."]
성폭행을 피해 결국 고향을 등졌지만, 피의자의 집요한 추적과 성폭행은 이어졌다고 말합니다.
친척의 도움으로 경찰에 신고를 한 뒤에도 "합의하자", "모함이다" 라며 불쑥 불쑥 찾아왔습니다.
성폭행을 피해 결국 고향을 등졌지만, 피의자의 집요한 추적과 성폭행은 이어졌다고 말합니다.
친척의 도움으로 경찰에 신고를 한 뒤에도 "합의하자", "모함이다" 라며 불쑥 불쑥 찾아왔습니다.
[김○○/피해 장애인 보호자/음성변조 : "막 벨 누르고, 그때는 동생(피해자)이 집에 있었거든요. 또 찾아올까 불안해요. 솔직히 지금 저희 신변 보호까지 받고 있는 데도요. 불안해 죽겠어요."]
장애인 성폭행 피해자 보호 시설은 전국에 8곳, 수용인원은 110명입니다.
신고와 상담을 하는 장애인이 한해에만 3천 명이나 되는 걸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합니다.
[은종군/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장 : "비장애인들이 있는 쉼터라든지 이런 곳에 가게 되면 아무래도 장애가 있기 때문에, 또 장애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인해서 그 안에서 다시 학대문제가 불거지는..."]
전국 22곳의 전문 상담소 중 40%가 수도권에 몰려있고 강원과 대구, 제주 등지는 아예 없습니다.
상담소에선 4명이 한 해 천 건이 넘는 상담을 하고 현장조사에 수사지원까지 합니다.
치료와 재활 등은 꿈도 못꾸는 상황입니다.
장애인 성폭력 가해자의 60%는 이웃, 선후배 등 '아는 사람' 입니다.
보호장치가 부족한 현실속에 친척집을 전전하던 피해 장애인들은 대부분 다시 불행이 시작된 '그 곳'으로 돌아갑니다.
KBS 뉴스 엄진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