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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평범한 일상, 왜 그게 놀랍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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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익옹호
  • 19-02-01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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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평범한 일상, 왜 그게 놀랍죠?

인식개선교육 나설 중증장애인 강사 한마디

“장애감수성 없는 끼워팔기식 안돼” 쓴소리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9-01-31 15:02:18
2018년 12월14일 부천 석천중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애인식개선교육을 진행하는 이원준 강사.ⓒ한국척수장애인협회 에이블포토로 보기 2018년 12월14일 부천 석천중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애인식개선교육을 진행하는 이원준 강사.ⓒ한국척수장애인협회
우리나라의 전체인구 중 5%인 약 250만명 정도가 장애를 갖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장애인에게 편견과 차별이 존재합니다. 장애인은 불쌍하다는 잘못된 생각, 장애인의 이용을 막거나, 편의시설을 갖추지 않은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 ‘장애인식개선교육’이 필요한 거죠.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장애인복지법과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각각 장애인식개선교육 의무화를 명시하고 있는데요.

장애인복지법과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속 ‘장애인식개선교육 의무화’ 내용.ⓒ한국척수장애인협회 에이블포토로 보기 장애인복지법과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속 ‘장애인식개선교육 의무화’ 내용.ⓒ한국척수장애인협회
장애인복지법은 ‘사회적 인식개선’을 목적으로 교육기관 및 공공단체의 직원 및 학생을 대상으로 연 1회 이상 실시합니다. 2016년 법 개정으로 어린이집, 유치원 등 약 7만개 기관으로 늘어났죠.

‘직장 내 인식개선’이 목적인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은 지난해 5월 29일부터 사업체의 사업주 및 근로자를 대상으로 의무화됐고, 위반 시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유아부터 청소년, 직장인들까지 올바른 장애인식개선을 위해 어떤 분들이 강단에 오를까요?

31일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장애인식개선교육센터가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주최한 ‘2019 장애인식개선교육강사 위촉식’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2009년 설립, 10주년을 맞는 센터는 법 시행 전인 2010년부터 인식개선교육 강의에 나서고 있는데요.

올해는 지난해 강사양성과정을 수료하고 선정된 신규 강사 12명, 연간 평가를 통해 재선정된 기존 강사 34명 총 46명이 활동하게 됩니다. 이날 스타강사로 선정된 이원준 강사 등 8명이 우수강사상을 받았습니다.

장애인식개선교육강사로 위촉받은 이진영 씨.ⓒ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장애인식개선교육강사로 위촉받은 이진영 씨.ⓒ에이블뉴스
“장애인의 장애를 보는 것이 아니라, 인격을 가진 한 사람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강의하고 싶습니다.”

근육장애인 이진영 씨(37세, 지체1급, 경기 성남시)는 사회복지학 박사 논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되고,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고자 장애인식개선교육강사에 도전했습니다.

규모도 크고, 강사 관리가 체계적이라는 생각에 지난해 척수협회 장애인식개선교육 강사양성과정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강단에 오를 그는 부모님 세대를 대상으로 강의를 해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은 시대가 변화하면서 장애인식개선교육 분위기가 조성되는 반면, 부모님이 장애를 바라보는 관점이 부정적이라고 하면 무용지물이거든요. 윗 세대들의 인식변화가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장애인식개선교육 장면, 옥터초등학교 휠체어럭비 진행 모습.ⓒ한국척수장애인협회 에이블포토로 보기 장애인식개선교육 장면, 옥터초등학교 휠체어럭비 진행 모습.ⓒ한국척수장애인협회
센터의 장애인식개선교육은 이론형 교육에서 벗어나 교육 대상에 맞춰 직업토크쇼, 장애유형 체험, 휠체어럭비 등 스포츠 체험, 인형극 등으로 이뤄집니다. 지난해의 경우 총 13만5999명을 대상으로 총 1762회의 교육이 진행됐습니다.

교육 후에는 기관 대상 강사 평가, 보수교육 등을 거쳐 매년 평가에 따라 1년간 활동할 강사를 위촉합니다.

최혜영 센터장은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려는 과정이기 때문에, 전문가로서 철저한 질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제대로 하지 않으면 오히려 “장애를 가지면 저렇게 힘든데, 뭐를 하겠어?”라는 역효과가 나기 때문입니다.

신규 장애인식개선교육강사 김혜진 씨(왼)가 한국척수장애인협회 구근회 회장(오)으로부터 위촉장을 받고 있다.ⓒ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신규 장애인식개선교육강사 김혜진 씨(왼)가 한국척수장애인협회 구근회 회장(오)으로부터 위촉장을 받고 있다.ⓒ에이블뉴스
이날 신규 강사 위촉장을 받은 김혜진 씨(29세, 지체1급, 경기 수원시)는 22살이던 지난 2012년, 스키장에서 아르바이트하다 낙상사고로 척수장애인이 됐습니다.

다니던 학교에 다시 돌아갈 엄두가 나지 않아 자퇴 후 학점은행제를 통해 사회복지학을 수료한 그는 지인들의 잘못된 인식을 바꾸기 위해 장애인식개선교육강사에 도전했습니다.

“제일 가까운 지인들은 제가 평범하게 외출하는 일상을 이야기하면 되게 놀라 해요. ‘집에만 있어야 한다’는 그런 인식을 아직 갖고 있는 거죠. 그들과 나의 삶은 언제나 같다고, 나도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사람임을 일깨워 주고 싶어요.”

31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장애인식개선교육센터의 강사 위촉식 모습.ⓒ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31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장애인식개선교육센터의 강사 위촉식 모습.ⓒ에이블뉴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장애인복지법상 장애인식개선교육 미이행률은 53.2%(공공 79%, 민간 50%)에 달합니다.

이에 복지부는 오해 제5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 이행 계획 속 과태료 부과 등 이행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강구할 방침입니다. 하지만 과태료 부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닙니다.

현재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는 고용촉진법상 직장 내 인식개선의 경우 300만원의 과태료는 대기업에게 전혀 부담되지 않기 때문에, 장애인고용부담금과 마찬가지로 “돈으로 때우면 된다”라는 인식만 커질 뿐입니다.

장애인복지법상 적용받는 공공기관의 경우 과태료를 부과한다 해도 결국 국민의 세금으로 나가는 것이고요.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장애인식개선교육센터 최혜영 센터장.ⓒ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장애인식개선교육센터 최혜영 센터장.ⓒ에이블뉴스
최혜영 센터장도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는 것보단 낫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절대 돈이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장애와 상관없는 기관이 성희롱 예방 등 법적 의무 교육에 끼워팔기식으로 장애인식개선교육을 진행해서도 안 되고, 사실상 중증장애인의 일자리 개념인 직장 내 장애인식개선교육 강사의 인건비 지원이 건당 10만원에 그치는 것도 비현실적이라고 쓴소리를 냈습니다.

하루 1~2시간의 강사의 강의로 사람들의 잘못된 인식을 하루아침에 바뀌기는 쉽지 않습니다. 교육 대상자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새롭고 신선한 컨텐츠, 또 꾸준히 이뤄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저 의무적이니까 대충 하고 마는 것이 아닌, 교육의 취지대로 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갖춰질 수 있도록 꾸준한 개선과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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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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