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장애인들 “난 주민 아니냐?” 집단진정
‘행정복지센터 편의 미제공’ 이유…총 51명 참여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0-01-30 14:24:58
“제가 사는 작전1동 행정복지센터에 민원을 보러 갔을 때, 오래 기다려야 하면 화장실을 가야 하는데, 창고로 쓰고 있고, 남녀구분도 안 되고…. 우리는 주민이 아닙니까? 우리는 성별 없이 그냥 사람입니까? 법을 지켜야 하는 가장 기초적인 행정복지센터라는 곳에서 장애인 편의증진법을 지키지 않으면서 우리에게 ‘법을 지켜라’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전동휠체어를 탄 중증장애인 서권일 씨가 30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자신이 사는 인천 계양구 작전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겪은 불쾌한 경험을 털어놓으며 분통을 터뜨렸다.
작전1동 행정복지센터는 지하1층, 지상3층으로 돼 있지만, 엘리베이터가 없어 전동휠체어를 사용하는 서 씨는 민원처리가 가능한 1층 외에는 가보지 못했다. 2층에 있는 북카페, 그리고 3층에 있는 각종 배움교실에 참여하고 싶어도 참여할 수 없다.
전동휠체어를 탄 중증장애인 서권일 씨가 30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자신이 사는 인천 계양구 작전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겪은 불쾌한 경험을 털어놓으며 분통을 터뜨렸다.
작전1동 행정복지센터는 지하1층, 지상3층으로 돼 있지만, 엘리베이터가 없어 전동휠체어를 사용하는 서 씨는 민원처리가 가능한 1층 외에는 가보지 못했다. 2층에 있는 북카페, 그리고 3층에 있는 각종 배움교실에 참여하고 싶어도 참여할 수 없다.
그와 함께한 동료들은 ‘승강기 없는 곳 1065곳(63%)’, ‘장애인차별금지법 의무인 것조차 모름‘, ’장애인 편의시설 법적 의무 외면 보건복지부 각성하라‘ 등의 손피켓을 들고, “당장 편의시설을 개선하라”고 함께 외쳤다.
서 씨는 “행정복지센터가 먼저 나서서 편의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으면, 다른 민간시설도 따라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주민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것을 못 누리고 있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 우리가 나서서 바꾸자”면서 발언을 맺었다.
서 씨를 포함한 총 51명의 장애인은 이날 보건복지부 장관 및 15개 지자체장을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행정복지센터 장애인 편의 미제공’ 진정서를 제출했다. 해당 지자체는 ▲강원 ▲경기 ▲경남 ▲경북 ▲광주 ▲대구 ▲대전 ▲부산 ▲서울 ▲울산 ▲인천 ▲전남 ▲전북 ▲제주 ▲충북 등이다.
서 씨는 “행정복지센터가 먼저 나서서 편의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으면, 다른 민간시설도 따라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주민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것을 못 누리고 있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 우리가 나서서 바꾸자”면서 발언을 맺었다.
서 씨를 포함한 총 51명의 장애인은 이날 보건복지부 장관 및 15개 지자체장을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행정복지센터 장애인 편의 미제공’ 진정서를 제출했다. 해당 지자체는 ▲강원 ▲경기 ▲경남 ▲경북 ▲광주 ▲대구 ▲대전 ▲부산 ▲서울 ▲울산 ▲인천 ▲전남 ▲전북 ▲제주 ▲충북 등이다.
▲ 서 씨를 포함한 총 51명의 장애인은 30일 보건복지부 장관 및 15개 지자체장을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행정복지센터 장애인 편의 미제공’ 진정서를 제출했다. 기자회견 모습.ⓒ에이블뉴스
충남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지역 내 행정복지센터 전수 실태조사를 실시, ‘장애인 등 편의법’과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의 의무사항 이행을 점검했으며, 단기적, 장기적 계획을 수립해 개선안을 시행하고 있어 진정 대상에서 제외했다. 주민들과 가장 밀접하게 행정 및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정복지센터는 국민의 한 사람인 장애인에게도 비장애인과 동등한 행정 및 복지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이에 ‘장애인등편의법’과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소관 부처인 보건복지부와 행정복지센터를 관리·감독하는 지방자치단체는 ‘장애인등편의법’에 따라 제1종 근린생활시설로서 기본적인 장애인 편의시설을 갖춰야 하며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라 장애 유형에 맞는 정당한 편의를 제공해야 할 의무를 갖고 있다.
▲ 행정복지센터는 기본적인 편의시설조차 갖추지 않고 있다. 쌓아둔 물건 때문에 이용이 불가하거나 좁은 장애인주차구역, 너무 좁아서 전동휠체어 및 전동스쿠터 장애인들은 뒤로 들어가야 하는 장애인화장실.ⓒ에이블뉴스
그러나 현실은? 기본적인 편의시설조차 갖추지 않은 채 행정복지센터는 근본적으로 장애인의 접근을 배제하고 있다.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장추련)가 지난해 9월 발표한 ‘행정복지센터 모니터링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조사대상 1793개(전국 3499개) 중 2층이상 건물이 1690개나 되지만 그 중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곳은 겨우 625곳 밖에 되지 않았다.
장애인 주차구역이 없는 곳은 334곳(18.6%)에 달했고, 17.3%인 311곳은 아예 장애인화장실이 없었다. 나머지 1483곳은 장애인화장실이 설치됐지만, 실제 사용이 가능한 곳은 44.4%인 659곳에 불과했다.
또 시각장애인용 점자안내책자 등 장애유형별 안내책자나 서식,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통역 등은 아예 제공되지 않거나 제공해야 한다는 의무조차 일선 공무원들이 알지 못한 현실.
▲ 서 씨를 포함한 총 51명의 장애인은 30일 보건복지부 장관 및 15개 지자체장을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행정복지센터 장애인 편의 미제공’ 진정서를 제출했다. 기자회견 모습.ⓒ에이블뉴스
실제로 진정인들은 ▲엘리베이터 없어서 2층 시설 이용 못 함 ▲인감발급 시 의사소통을 확인하지 않고 보호자 동반 요청하며 거절 ▲수어통역 지원협조 안됨 ▲장애인화장실 물건이 쌓여있고 좁아서 이용 안 됨 등의 차별을 겪었다.이들은 “장애인은 행정복지센터에서 제공하는 행정 및 복지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해 행정과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이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면서 “매년 행정과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들의 죽음이 끊이지 않는 것은 바로 이러한 기본적인 의무조차 지켜지지 않은 문제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고 꼬집었다.
장추련 박김영희 상임대표는 “많은 분들이 이제 주민센터에 경사로가 있어서 세상 좋아졌다고 하지만, 다른지역에 갔을 때는 장애인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었고, 인감 하나 떼기로 어려웠다”면서 “주민센터가 행복센터라고 이름을 바꿨지만, 여전히 장애인당사자 입장에서는 누군가의 도움이 없으면 안 된다. 내동네에서만큼은 내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인권위 진정을 통해 빠르게 바꿔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시각장애가 있는 수지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인의 활동가는 “행정복지센터에 갔더니, 점자가 돼 있는 것이 전혀 없고, 있다해도 지워져서 읽을 수 없었다. 어느 사람이 시각장애인이 될 수 있을지 모르고, 누가 방문을 할지 모르는 상황인데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라면서 “앞으로 어떤 장애인이 이용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속히 개선해달라”고 피력했다.
노들장애인야학 김명학 활동가도 “주민센터(행정복지센터)는 지역 주민들이 가장 가깝게 이용하는 행정기관인데, 아직도 아예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주민센터가 많이 있다”면서 “많이 반성해서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그야말로 행복센터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지난 17일 ‘1회 중앙-지방정책협의회 협조안건’으로 행정복지센터 모니터링 결과를 상정, 지자체가 ‘실태조사를 통한 편의시설 점검, 현장에서 가능한 조치 시행, 예산이 수반하는 신축, 대수선은 장기적 개선 계획 수립’할 것을 논의. 현재 각 지자체 해당부서로 협조내용이 이관된 상태다.
시각장애가 있는 수지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인의 활동가는 “행정복지센터에 갔더니, 점자가 돼 있는 것이 전혀 없고, 있다해도 지워져서 읽을 수 없었다. 어느 사람이 시각장애인이 될 수 있을지 모르고, 누가 방문을 할지 모르는 상황인데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라면서 “앞으로 어떤 장애인이 이용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속히 개선해달라”고 피력했다.
노들장애인야학 김명학 활동가도 “주민센터(행정복지센터)는 지역 주민들이 가장 가깝게 이용하는 행정기관인데, 아직도 아예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주민센터가 많이 있다”면서 “많이 반성해서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그야말로 행복센터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지난 17일 ‘1회 중앙-지방정책협의회 협조안건’으로 행정복지센터 모니터링 결과를 상정, 지자체가 ‘실태조사를 통한 편의시설 점검, 현장에서 가능한 조치 시행, 예산이 수반하는 신축, 대수선은 장기적 개선 계획 수립’할 것을 논의. 현재 각 지자체 해당부서로 협조내용이 이관된 상태다.
▲ 서 씨를 포함한 총 51명의 장애인은 30일 보건복지부 장관 및 15개 지자체장을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행정복지센터 장애인 편의 미제공’ 진정서를 제출했다. 기자회견 모습.ⓒ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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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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