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뉴스 이슬기 기자】국가인권위원회가 휴대전화 개통 시 안면인증 의무화 정책을 신중히 재검토하고, 장애인 등 생체인식정보 제공이 곤란한 사람들의 선택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안면 인증 대체 수단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최근 대포폰을 이용한 보이스피싱(사기 전화) 등 금융사기 범죄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대포폰 유통을 근절하기 위한 대책의 일환으로, 이동통신 3사 및 알뜰폰 사업자를 대상으로 휴대전화 개통 절차에 안면인증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오는 23일부터 전면 시행될 예정이다.
안면인증은 신분증 사진과 실시간 얼굴 영상을 대조해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타인의 신분증 도용이나 위·변조 신분증을 이용한 대포폰 개통을 차단하는 데 일정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인권위는 얼굴 영상 등에서 추출되는 생체인식정보가 변경이 곤란한 민감한 개인정보에 해당해 유출될 경우 피해 회복이 어려울 수 있어 엄격한 보호가 요구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한 오늘날 휴대전화는 금융거래, 공공서비스 이용, 모바일 신원확인, 플랫폼 노동 참여 등 행정·사회·경제활동 전반의 접근 수단으로 기능하는 사실상 필수적 인프라인 만큼, 휴대전화 개통 시 안면인증을 의무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개인정보자기결정권뿐 아니라 통신의 자유, 표현의 자유, 알 권리 등 다양한 기본권 행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이는 생체인식정보 제공을 원하지 않거나 제공이 어려운 고령자, 장애인, 디지털 취약계층 등에게 충분한 대체수단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안면인증을 필수 절차로 요구하는 방식이며, 안면인증 기술의 구조적 특성상 인증 실패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 등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고 봤다.
인권위는 “생체인식정보는 개인의 신체적 특성에 기반한 고유 식별정보로서 변경이 사실상 어렵고, 일반 개인정보에 비해 보다 엄격한 보호가 요구되는 영역에 속함에 따라, 그 수집·이용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질 경우에는 정보주체가 느끼는 부담과 잠재적 위험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인권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에게, 휴대전화 개통 시 안면인증 의무화 정책을 신중히 재검토하고 국민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보호할 수 있도록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먼저 휴대전화 개통 절차에 안면인증 의무화 정책 도입 시 휴대전화 개통 과정에서 얼굴 영상 등에서 추출된 생체인식정보의 수집·이용·보관·파기 등에 관한 근거를 ‘전기통신사업법’ 등 관계 법령에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고령자, 장애인, 디지털 취약계층 등 생체인식정보 제공이 곤란하거나 생체인식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는 정보주체의 선택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안면인증 대체 수단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국민을 대상으로 정책 시행 이전에 생체인식정보의 수집·이용·보관·파기 등에 관한 정보를 상세히 설명하고, 정책 시행 이후에는 안면인증 기술의 안전성에 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며, 생체인식정보의 수집·이용·보관·파기 전 과정에 대한 보안점검을 정기적으로 실시한 후 그 결과를 공표할 것을 권고내렸다.
인권위 관계자는 “AI 등 급격하게 발달하는 디지털 기술환경 속에서 국민의 인권이 보호될 수 있도록 관련 정책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꾸준히 제도개선 검토를 이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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