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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소식


시설에 사는 모든 장애인들의 탈시설 가능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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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권익옹호팀
  • 24-08-07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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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아는 휠체어장애인 A씨는 서울시 지원주택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아주 어릴 때부터 장애가 있어서 부모로부터 버림받았습니다. 시설에서만 25년을 넘게 살았습니다.


성인이 돼서 처음으로 시설에서 나와 서울시에서 제공하는 자립생활주택에서 함께 시설에서 나온 장애인들과 같이 살고 있습니다. 일자리는 구하지 못해서 일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재산과 소득이 전혀 없어서 장애인연금과 기초생활수급비 등을 합쳐서 월 약 130만원 정도를 받아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혼자서는 생활이 불가능해 활동지원사가 교대로 방문, 일상생활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집에서는 식사와 세탁 청소를 해 주고 외출할 때는 휠체어로 이동하는 것을 도와줍니다. 제가 A씨에게 시설에서 나와서 생활하니 좋은지 물었습니다.

“마음대로 할 수 있어서 좋아요.”

“혼자서 선택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져서 너무 좋고 행복해요.”

“시설에서 나와 맛있는 커피를 마시러 스타벅스도 가고 파마하러 미장원에도 가고 복지관에서 원하는 프로그램을 골라서 참여할 수 있어서 좋아요.”

본인이 원하는 것을 선택해서 할 수 있을 정도로 의사 표현이 가능한 휠체어 사용 장애인들이 본인이 원하면 시설 밖에서 나와서 지역사회에서 비장애인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휠체어 사용 장애인들에게는 자유로운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경사로 설치와 언제든지 빨리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장애인콜택시와 대중교통이 확보되고 일상생활을 지원해 주는 활동지원사가 있다면 탈시설이 가능합니다.

성인이 되었는데 갈 곳이 없는 다운증후군 딸이 있는 동네병원 간호사를 만났습니다. 간호사로 일을 해야 먹고 살 수 있는데 집에서 딸을 돌볼 사람이 없어서 시설에 보냅니다. 주말에만 집에 와서 하루 밤 자고 시설에 다시 가는데 시설에 갈 때마다 아주신나고 즐거워합니다.

탈시설에 대한 의견을 물었더니 “현실을 모르는 탁상행정의 전형적인 사례”라면서 시설의 필요성을 힘주어서 이야기했습니다. 시설에 중증장애인들을 맡긴 부모들은 시설폐쇄에 적극적으로 반대합니다. 당장 시설이 폐쇄되어 중증장애인 자녀들이 집으로 돌아오면 부모들은 생업을 포기해야 하고, 중증장애인 자녀들을 돌봐야 합니다.

24시간 돌봄 체계를 구축한다고 하지만 예산과 인력이 엄청나게 많이 필요한데 가능할까요? 활동지원사에게 줄 돈을 부모에게 달라고 지속적으로 요청했지만 지금까지 부모에게 돌봄 수당은 지원되지 않고 있습니다.

활동지원사를 집으로 부르면 의사소통 안 되고 대소변 처리를 못하고 행동 통제도 어려운 중증장애인들은 금방 힘들다고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서 구하기도 힘듭니다. 부모 삶이 망가집니다. 부모들은 살 수가 없습니다.

휠체어로도 이동이 불가능해 계속 누워서만 지내야 하는 장애인들, 의사소통이 안 되서 무엇을 원하는지 말할 수도 없고 알 수도 없는 장애인들에게 시설 밖에서 사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시설에서 감금, 학대가 일어나서 시설폐쇄를 주장하는데 시설 밖은 안전한가요? 시설 밖에서 일어날 수 있는 활동지원사나 비장애인에 의한 학대나 갈취 폭행은 완벽하게 예방하고 차단 가능한 것인가요? 탈시설만 하면 중증장애인들이 독립적으로 사는 것이 가능한가요?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비장애인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갖춰졌을까요?

과거 서울시 강서구에 특수학교를 설립하려고 하자 이를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이 지속적으로 설립 반대 시위를 했습니다. 지역주민들을 설득하고자 발달장애인 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눈물로 호소했습니다.

시설에서 나와서 지역사회에서 살고 있는 중증장애인들이 비장애인들에게 불편을 초래 하거나 문제를 일으키면 비장애인들은 중증장애인들을 시설에 다시 보내거나 정신병원에 감금시키라고 아우성을 칠 것입니다.

제 자폐성 장애인 아들은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 상가 동에 가서 매일 복도에 있는 등 스위치를 껐다 켰다를 반복하고 여기저기서 주어 온 종이상자들을 상가 밖 창문으로 던졌습니다. 몇 번 말로 해도 듣지 않고 계속하자 저에게 경고했습니다.

“한번만 더 상가 동에 아들이 나타나기만 하면 구청에 신고해서 시설에 강제 수용하라고 하겠습니다.”

저는 아직도 시설에 강제 수용하도록 하겠다는 그 상가 관리자의 분노에 찬 목소리와 눈빛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칼럼니스트 황병순 iqeqmq21@naver.com

출처 : 에이블뉴스(https://www.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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